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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감> 2000년 동감과 2022년 동감, 사랑의 감정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2000년 동감

 

얼마 전에 영화 동감이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보았더니 2000년 동감을 리메이크한 작품이 새로 개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2000년에 개봉했던 동감과 이번에 새로 개봉한 동감을 함께 보았습니다. 2000년 작품과 2022년 작품의 큰 줄거리는 거의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출연한 배우와 시대가 다르듯 각각이 담고 있는 사랑의 감정에는 약간의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차례」

1) 2000년 동감 줄거리

2) 2022년 동감 줄거리

3) 2000년 동감과 2022년 동감의 시대적 차이

4) 다르게 느꼈던 감정들

5) 원작과 리메이크작

 

1) 2000년 동감 줄거리

주인공은 김하늘과 유지태입니다. 김하늘은 1979년 신라대 영문과에 다니는 3학년 학생인 윤소은을 연기했습니다. 유지태는 2000년 신라대 광고창작학과를 다니는 2학년 학생인 지인을 연기했습니다.

윤소은은 같은 학교 선배인 지동희(박용우)를 짝사랑하는 순수한 여학생입니다. 지동희가 군대에 있는 동안에도 위문편지를 보냈었고, 지동희가 제대를 한 후 학교에 다시 복학하자 주위를 맴돌며 마주치는 순간마다 기뻐했습니다. 윤소은에게는 같은 과의 단짝 친구 허선미(김민주)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허선미의 자전거를 같이 타고 가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허선미는 다리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지동희를 몰래 훔쳐보던 윤소은은 무선기 동아리방에 숨었다가 우연히 고물 무선기 하나를 들고 집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 개기월식이 진행되었는데 무선기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남자의 목소리였습니다. 윤소은에게 흔쾌히 무선기 입문 책을 빌려주겠다는 그 남자는 같은 신라대를 다니고 있었고 이름은 지인이라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다음 날 학생회관 시계탑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같은 장소지만 무언가 다른 두 사람. 윤소은이 서 있는 시계탑은 아직 공사 중이었고 데모로 인해서 주위에는 최루탄 가스가 자욱했습니다. 그런데 지인이 서 있는 시계탑은 이미 완공되어 있었고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2시간이 지나도 상대가 나타나지 않아 만나지 못한 두 사람은 그날 저녁 다시 무선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1년이라는 시간을 넘어서 무선 교류를 하고 있던 두 사람. 지인은 무선기의 전기 코드를 꽂지도 않은 상태라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윤소은도 무선 통신의 상대방이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인이 찾은 1979년의 뉴스기사로 윤소은과 지인은 두 사람이 지금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밤마다 무선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숨겨진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윤소은은 짝사랑하고 있는 선배에 대한 마음을 지인에게 이야기하고 지인은 그런 윤소은의 마음을 응원해 주지요. 윤소은은 먼 미래에 살고 있는 지인의 세상이 궁금하고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현실에서 윤소은은 지동희와 영화도 보고 데이트를 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동희가 데모 중에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친구인 허선미가 입원한 그 병원이었어요. 윤소은은 지동희를 찾아가 지동희의 석고 붕대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놓고 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윤소은이 지인과 무선 통신을 하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었습니다. 지인이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신라대 출신이라면서 윤소은에게 혹시 알고 있냐고 물어보았기 때문입니다. 지인의 아버지는 지동희, 어머니는 허선미였던 것입니다.

윤소은은 그 길로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문 앞에서 밤을 새우고 들어간 병실에서 지동희의 석고 붕대에 쓰여있는 허선미의 메모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지동희와 허선미는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실망과 절망에 휩싸인 윤소은은 그 두 사람과 점차 거리를 두었습니다. 미래에 두 사람의 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윤소은은 괴로웠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갈수록 지동희와 허선미는 더욱 가까워졌지요. 결국 윤소은은 두 사람과 헤어짐을 선택합니다.

 

2022년 동감

 

2) 2022년 동감 줄거리

주인공은 여진구와 조이현입니다. 여진구는 1999년 한국대학교 기계공학과를 다니는 95학번 김용을 연기했습니다. 조이현은 2022년 한국대학교 사회학과를 다니는 21학번 김무늬를 연기했습니다.

김용은 기계공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자퇴를 고민하고 있던 복학생입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인 김은성(배인혁)도 같은 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김은성은 학생회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김은성이 거북이 때문에 계단에서 넘어졌습니다. 김은성은 다리를 다쳐서 병원에 입원을 하였고, 김용이 그 거북이를 데려와 키우고 있었지요. 

김용은 기계공학과에 공대 수석인 서한솔(김혜윤)이라는 후배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입원한 김은성 대신 김용이 서한솔을 데리고 개강 총회에 가기로 했습니다. 서한솔과 학생회관 앞에서 만난 순간, 김용은 살구색 티셔츠를 입고 환하게 웃는 서한솔에게 한눈에 반해버렸습니다.

김용은 서한솔이 무전기 동아리에 관심이 있는 걸 보고 김은성에게 무전기를 빌렸습니다. 무전기를 가지고 집으로 온 그날 밤, 개기월식이 있었습니다. 무전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김용은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 여자는 신라대에 다니는 김무늬였습니다. 김무늬에게 김무늬의 아빠가 예전에 쓰시던 무전기 입문 책이 있다는 걸 듣고 김용이 그 책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다음 날 학생회관 앞 공중전화 근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다음 날 김용은 김무늬를 기다렸습니다. 2시간이나 기다렸는데 김무늬는 나타나지 않았고, 날씨는 무척 더웠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김무늬도 김용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려서 김무늬는 흠뻑 젖고 말았습니다. 그때 노란 우산을 쓴 친구 오영지(나인우)가 김무늬를 데리러 왔습니다. 김무늬는 오영지를 좋아하고 있지만 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고등학생 때부터 친한 친구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김무늬와 김용은 저녁에 집에 돌아와 무전으로 서로에게 화를 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김용은 95학번이고 김무늬는 21학번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그 사실을 모두 믿을 수가 없었지요. 김무늬는 자신이 쓰는 단어를 못 알아듣는 김용이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다시 공중전화 앞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30분이 지나도 김무늬가 나타나지 않으면 공중전화 안에 메모를 남겨달라고 했습니다.

다음날 김무늬를 만나지 못한 김용은 메모를 남겼고, 김무늬는 공중전화 안에서 김용이 1999년에 남긴 메모를 발견했습니다. 그제야 김무늬는 김용이 과거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습니다.

김무늬와 김용은 서로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김용은 김무늬의 친구 오영지가 휴학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꿈을 위해 계획을 세우는 그 친구가 대단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무늬는 김용의 첫 데이트에 조언을 해주며 첫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응원해 주었습니다. 김무늬의 응원에 힘을 얻은 김용은 용기를 내어 서한솔에게 사귀자고 고백을 했고, 드디어 김용은 서한솔과 연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김용은 김무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김무늬의 부모님도 한국대를 나오셨는데 아빠가 김은성이고, 엄마가 서한솔이라는 겁니다. 김용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이후부터는 김은성과 서한솔이 같이 서있는 걸 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렸습니다. 서한솔과 함께 있어도 불안했고, 김은성을 자꾸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김용은 이러한 마음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김은성과 서한솔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며 멀리 떠나게 됩니다.

 

2000년 동감

 

3) 2000년 동감과 2022년 동감의 시대적 차이

2000년 동감은 김정권 감독님, 2022년 동감은 서인영 감독님이 만드신 작품입니다. 2000년 동감은 우리나라 판타지 멜로 영화 중에서 최고라고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 시절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통해 감동을 받았고, 20년이 흘러 이렇게 리메이크가 되었습니다.

2000년 동감은 그 시절의 감성적인 분위기를 가득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1979년 대학생인 윤소은과 지동희는 학생운동을 하던 시기에 살고 있었고, 그 시절은 아직 사랑이라는 것을 밖으로 대놓고 이야기하기에는 쑥스럽고 부끄러운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윤소은은 지동희의 주위를 맴돌면서도 좋아한다고 말하지는 못하였고, 두 사람은 데이트를 하면서도 한 발자국 거리를 두며 미소를 지을 뿐이었습니다.

2000년에 살고 있던 지인의 경우는 어떨까요? 지인을 좋아하는 여자친구 서현지(하지원)는 윤소은과 다르게 적극적으로 지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그저 주위를 맴도는 것이 아니라 항상 곁에서 지인을 지켜주지요. 지인이 귀찮아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취할 때에도 용기 있게 다가가는 서현지가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2022년 동감에서는 어떤 분위기가 느껴졌을까요? 우선 1999년의 김용은 서한솔을 좋아하게 된 순간부터 서한솔과 같이 있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동아리실에도 함께 가주고, 다음날 같이 밥 먹자고 먼저 이야기도 하고요. 자신이 실수를 했을 때에도 용기 내어 서한솔을 불러내 사과를 하였고, 큰 마음먹고 사귀자고 고백도 하였습니다.

2022년의 김무늬는 조금 달랐습니다. 7년 지기 친구 오영지를 좋아하지만 차마 고백할 수 없었습니다. 오영지도 김무늬를 친구로 대하였고, 학업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오영지의 입장에서는 연애만 생각하기에 상황이 힘들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경제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경향이 큰 요즘 친구들의 상황이 영화에도 많이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2022년 동감

 

4) 다르게 느꼈던 감정들

2000년 동감에는 감정적인 부분이 많이 부각이 되었다면, 2022년 동감에는 현실적인 부분도 많이 부각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000년 동감을 볼 때에는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어하는 윤소은을 보면서 같이 설레었고, 사랑하는 사람과 절친한 친구 사이에서 슬픈 결정을 내려야 하는 윤소은을 보면서는 함께 가슴 아파했습니다.

2022년 동감을 볼 때에는 서한솔에게 한눈에 반한 김용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영지를 좋아하면서도 마음을 감춰야 하는 김무늬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사랑의 감정도 좋았지만, 유머러스한 부분들이 좋았습니다. 김무늬가 말하는 '카톡, 절친, 베프, 보이스피싱' 같은 단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김용을 보면서 재미있었고, 김무늬가 비를 맞아 화장이 다 번진 것을 보면서 오영지가 워터프루프가 안되나 보다고 말하는 것도 웃겼습니다. 그런 현실적인 사소한 부분들에서 재미가 있었달까요?

마지막 장면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2000년 동감에서 지인이 교수가 되어 있는 윤소은을 찾아가 둘이 말없이 서로를 알아보고 마주했던 그 짧은 순간에 전해지는 슬픔, 고마움, 떨림, 아련함 같은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반면에 2022년 동감에서는 작가 사인회를 하고 있는 김용을 찾아가 인사를 나누는 김무늬를 보면서 아련한 감정보다는 김무늬가 태어나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았을 김용의 아픔과 그런 김용에게 감사해하는 김무늬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2000년 동감

 

5) 원작과 리메이크작

원작이 좋은지 리메이크작이 좋은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의 의견이 다르겠지만, 저는 두 작품이 서로 다른 매력에서 다 좋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2000년 동감을 보면서는 윤소은과 함께 가슴 설레어하고 기뻐했지만, 슬퍼하며 사랑을 내려놓아야 하는 안타까움도 느꼈습니다. 그리고 2022년 동감을 보면서는 김용과 김무늬를 통해서 깨알 같은 웃음과 산뜻한 첫사랑의 설렘과 아픔, 어여쁜 사랑과 꿈을 시작하는 두근거림을 느꼈습니다.

2000년 동감과 2022년 동감, 두 작품을 함께 보고 느꼈던 감상을 나누고 싶으셨던 분들께 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동감
1979년에 사는 여대생 ‘소은’2000년에 사는 남학생 ‘인’ 개기월식이 이루어지던 날스며든 달빛과 함께 낡은 무전기에 수신호가 울린다.“아, 아, 수신합니다” 다른 시간 속에 놓여진 두 사람은무전을 통해 매일 밤 이야기를 나누며같은 사랑을 품게 되는데… 2020년 5월, 시간을 넘어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평점
8.6 (2000.05.27 개봉)
감독
김정권
출연
김하늘, 유지태, 박용우, 하지원, 김민주, 신철진, 유태균, 이인옥, 이영광, 이승찬, 김도식

 

 
동감
1999년, '용'은 첫눈에 반하게 된 '한솔'을 사로잡기 위해 친구에게 HAM 무전기를 빌린다. 2022년, ‘무늬’는 인터뷰 과제를 위해 오래된 HAM 무전기를 작동시킨다. "씨큐... 씨큐... 제 목소리 들리세요?" 개기 월식이 일어난 날,시간을 뛰어넘어 기적처럼 연결된 ‘용’과 ‘무늬’는서로의 사랑과 우정을 이야기하며 특별한 감정을 쌓아가는데... 1999 - 2022마음을 수신합니다.
평점
6.6 (2022.11.16 개봉)
감독
서은영
출연
여진구, 조이현, 김혜윤, 나인우, 배인혁, 노재원, 남민우, 임유빈, 박서후